디지털노마드

알바니아 히마라에서 디지털노마드로 지낸 일상

essay3081 2025. 7. 4.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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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색 바다와 고요한 산, 노트북 하나로 지중해와 함께한 시간”


✅ 1. 왜 하필 히마라였을까? – 알바니아 남부 해안에서 찾은 여유

디지털노마드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도시 선택은 곧 ‘삶의 질’을 결정짓는 요소다.
나는 2023년 여름, 그리스에서 알바니아로 이동하며 다음 거주지를 고민하던 중, 현지인과 여행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도시 하나를 알게 됐다.


그곳은 **알바니아 남부 해안에 위치한 작은 도시 ‘히마라(Himarë)’**였다.

히마라는 아직 대규모 관광객에게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 같은 곳이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고요한 산맥, 간결한 건물들과 정겨운 동네 분위기, 그리고 무엇보다 비교적 저렴한 물가와 조용한 분위기 덕분에 나는 이곳에 한 달간 머물기로 결심했다.
당시 나의 목표는 단순했다.
“적은 돈으로, 적은 소음으로, 오래 집중하며 일할 수 있는 도시.”
히마라는 그런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주는 보기 드문 곳이었다.


✅ 2. 숙소와 인터넷, 일상을 꾸려나갈 수 있는 환경인가?

나는 히마라에서 중심지 해변과 가까운 언덕 위 에어비앤비 아파트를 월 $500에 임대했다.
작은 발코니가 있었고, 그곳에선 매일 아침 아드리아 해의 빛나는 수면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숙소는 주방과 세탁기, 기본적인 가구가 완비되어 있었고, 무엇보다도 와이파이 속도가 예상보다 훌륭했다. 평균 40~60Mbps로 화상회의나 구글 드라이브를 이용한 작업이 무리 없이 가능했다.

히마라의 중심 거리는 매우 작아 대부분의 이동은 도보로 해결되었고, 필요할 경우 렌트바이크나 지역 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카페의 분위기였다.
비록 대도시처럼 노트북을 위한 큰 책상이 있는 공간은 드물었지만, 해변가 카페 ‘Taverna Stoli’나 ‘Blue Marine Café’에서는 하루 2~3시간 노트북을 열어두고 집중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조용한 음악, 푸른 바다, 커피 한 잔. 이 세 가지가 있는 한, 나에게 ‘업무 환경’은 더 바랄 게 없었다.


✅ 3. 생활비, 음식, 현지 감성 – ‘적게 쓰고 많이 누리는’ 도시

히마라는 알바니아의 다른 해안 도시들, 특히 사란다(Sarandë)에 비해 훨씬 저렴한 편이다.
숙소를 제외한 나의 생활비는 평균 월 $400 정도로, 식비와 여가 비용 모두 부담 없이 지출할 수 있었다.

항목                              평균 비용 (월간 기준)
숙소 $500
식비 (외식 + 장보기) $150~200
카페 및 여가 $80
교통비 $20
기타 생활비 $30
총합계 $780~850
 

현지 로컬 식당에서는 신선한 생선 구이와 그릭 샐러드를 $6~8에 즐길 수 있었고, 슈퍼마켓에서도 채소, 치즈, 빵을 저렴하게 구할 수 있었다.
특히 올리브 오일과 와인, 치즈는 품질이 뛰어나면서도 저렴해, 거의 매일 저녁은 직접 요리해 먹었다.

카페 문화는 강하지 않지만, 작은 바닷가 마을의 특성상 노마드의 루틴을 지키기에 충분한 조건이 마련되어 있다.
마을 주민들은 외국인에게 매우 관대하고, 간단한 영어 소통도 가능했으며, 날씨가 맑고 기후가 쾌적해 외출하는 시간 자체가 ‘힐링’이었다.


✅ 4. 디지털노마드의 시선으로 본 히마라 – 장단점 솔직 평가

히마라에서의 한 달은 내게 ‘속도’보다 ‘깊이’를 알려준 시간이었다.
지중해성 기후 아래 매일 햇살이 따뜻하게 내려앉았고, 거리에 시끄러운 클락션 소리 하나 없이 조용한 해변에서의 산책은 나를 차분하게 만들었다.


이곳에서의 노마드 생활은 어떤 방식으로든 **‘리듬을 회복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장점은 분명하다.
첫째, 물가가 낮고 안정적이다.
둘째, 자연과 가까워 매일 산책, 수영, 명상이 가능하다.
셋째, 소도시 특유의 ‘루틴 만들기 좋은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친절하고 외국인을 환영하는 분위기라서 심리적으로 편안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디지털노마드 커뮤니티가 없다시피 하다.
외로움을 잘 타는 사람이라면 한 달 이상은 권장하지 않는다.
또한, 겨울에는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기 때문에 체류는 5월~9월 사이로 제한되는 편이다.
와이파이도 대도시처럼 빠르진 않지만, 기본적인 원격 업무에는 충분했다.

결론적으로 히마라는 ‘혼자, 조용히, 그리고 바다 곁에서 나를 다듬고 싶은 디지털노마드’에게 완벽한 장소였다.
하루하루가 단순하지만 깊고, 지출은 작지만 만족은 컸다.
다음에도 마음이 복잡해지면, 나는 다시 히마라를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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