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노마드

디지털노마드를 위한 조용한 도시, 헝가리 세게드 체험기

essay3081 2025. 7. 4.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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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보다 덜 알려진 조용한 도시, 하지만 일상은 훨씬 더 여유롭다”


✅ 1. 왜 하필 세게드였을까? – 헝가리 남부 소도시의 특별한 매력

디지털노마드로 여러 도시를 경험해온 나에게 중요한 선택 기준은 늘 같았다.
인터넷이 빠르고, 물가가 너무 높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도시가 조용하고 안정적인 분위기일 것.
이런 조건을 바탕으로 헝가리의 수도인 부다페스트를 기준으로 도시들을 찾아보던 중, 흥미로운 이름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세게드(Szeged)**였다.

 

세게드는 헝가리 남부에 위치한 대학 도시로, 인구는 약 16만 명 수준이지만 문화, 교육, 행정의 중심지로서 그 이상의 삶의 밀도를 가진 곳이다.


‘헝가리에서 햇빛이 가장 많이 드는 도시’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날씨도 좋았고, 건물은 고풍스럽지만 도시 분위기는 젊고 활기찼다.
무엇보다 관광객이 적고, 디지털노마드에게 필요한 조용한 업무 환경이 자연스럽게 조성되어 있다는 점이 나를 이끌었다.

사람들은 부다페스트나 데브레첸을 많이 이야기하지만, 나는 조금 더 정적인 리듬을 원했다.
그래서 한 달간 세게드에 머무르며 일하고 살아보는 실험을 시작했다.


✅ 2. 숙소, 와이파이, 카페 – 디지털노마드로서 체류하기 좋은가?

세게드는 부다페스트보다 작고 조용하지만, 디지털노마드가 생활하기에 필요한 인프라는 오히려 더 쾌적하게 분포되어 있었다.
나는 도심 근처에 위치한 1인용 스튜디오 아파트를 **월 €420(약 $450)**에 임대했고, 주방, 세탁기, 고속 와이파이까지 완비된 상태였다.


Airbnb 외에도 로컬 부동산 중개사이트(ingatlan.com)를 통해 장기 임대도 가능하니 체류 기간에 따라 유동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인터넷 속도는 평균 90~120Mbps로 매우 안정적이었다.
화상회의, 원격 서버 접속, 영상 스트리밍까지 전혀 무리 없었으며, 세게드는 헝가리 내에서도 IT 인프라가 발달한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업무 공간은 주로 숙소에서 해결했지만, 외부에서 작업하고 싶을 때는 로컬 카페나 코워킹스페이스를 이용했다.

카페 중에서는 Tiszavirág Café, Banyek Espresso, Kreatív Kávézó를 추천하고 싶다.
이 카페들은 콘센트와 와이파이가 잘 마련되어 있고, 조용한 음악과 넓은 테이블이 있어 집중 업무에 적합했다.
코워킹 공간으로는 Impact Hub Szeged가 있는데, 저렴한 이용 요금(월 약 €60~80)으로 쾌적한 사무 환경과 네트워킹 기회까지 제공받을 수 있었다.


✅ 3. 세게드의 물가와 일상 – 유럽 소도시 중에서도 ‘가성비’ 탑 클래스

세게드는 부다페스트 대비 생활비가 약 20~30% 더 저렴하다.
이는 디지털노마드로서 장기 체류할 때 엄청난 장점이 된다. 실제로 내가 지출한 한 달 생활비는 아래와 같다:

항목                    월간 비용 (USD 기준)      
숙소 $450
식비 (외식+자취) $180~220
카페 및 여가 $70~90
교통비 (버스, 트램) $25~30
기타 생활비 $50
총합계 $800~900


식사는 헝가리 전통요리와 서양식 메뉴가 균형 있게 제공되며, 로컬 레스토랑의 한 끼 식사는 $6~9 수준이다.
슈퍼마켓(Tesco, Spar, Lidl 등)에서는 매주 $3040 정도로 충분히 식재료를 살 수 있다.
카페 라떼 한 잔은 약 $2
2.5이며, 맥주도 $1~2로 저렴하다.

 

교통은 매우 편리하다. 시내 곳곳을 잇는 트램과 버스가 정시 운행되며, 도보로도 대부분 이동이 가능하다.
한 달 교통 정기권은 약 €25 정도로, 하루 두 번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필수 아이템이다.


✅ 4. 디지털노마드의 시선에서 본 세게드 – 장점과 단점 총평

세게드에서 한 달을 보내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도시 전체가 ‘노마드를 배려하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맞춰주는 느낌’**이었다.
디지털노마드를 위한 특별한 인프라가 넘치는 곳은 아니지만, 모든 것이 조용하고 효율적이며, 불필요한 자극 없이 일상 루틴을 유지하기에 최적이었다.

 

도시 곳곳에 공원이 많고, 강변을 따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오전이나 저녁에 걷기 좋은 루트가 많았다.
또한 매주 열리는 **현지 시장(피악 플라자)**에서는 저렴하게 과일과 치즈를 구입할 수 있었고, 스페셜티 커피와 와인바도 하나둘 생겨나고 있어 감성적 여유도 함께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첫째, 영어 사용률이 높지 않아 현지인과의 의사소통에 제약이 있었다. 20대 이하 대학생층은 영어를 잘하지만, 가게나 행정 업무에서는 헝가리어가 필요했다.
둘째, 국제적 디지털노마드 커뮤니티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부다페스트에 비해 외국인은 적고, 네트워킹 행사는 드물다.
셋째, 겨울(11~2월)은 기온이 낮고 해가 짧아 실외 활동이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게드는 내가 경험한 도시 중 가장 조용하고 효율적인 루틴을 가능하게 한 도시였다.
혼자 집중해서 일하고 싶은 디지털노마드, 긴 여정 중 ‘잠시 머물며 회복할 도시’를 찾는 이들에게 진심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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