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노마드

디지털노마드가 터키 에스키셰히르를 선택한 이유

essay3081 2025. 7. 4.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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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도 아니고 앙카라도 아닌, 바로 이 도시를 택한 이유”


✅ 1. 에스키셰히르란 어떤 도시인가? – 젊음과 여유가 공존하는 도시

터키에서 디지털노마드로 살아보려는 사람 대부분은 이스탄불이나 이즈미르, 혹은 해안 도시 안탈리아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른 조건을 원했다. 너무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생활 인프라는 탄탄하고, 물가는 합리적이며, 무엇보다도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조용한 도시’**를 원했다.

 

그 기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도시가 **에스키셰히르(Eskişehir)**였다.
에스키셰히르는 터키 중북부에 위치한 내륙 도시로, 이름 그대로 ‘오래된 도시’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도시는 결코 낡지 않았다.


오히려 대학이 두 곳이나 있는 젊은 도시, 예술과 창의성이 공존하는 문화도시로서의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특히 터키 내에서 ‘젊은 층이 살기 좋은 도시 1위’로 여러 차례 뽑혔을 정도로 생활 인프라와 도시 분위기가 쾌적하고 활기차며, 물가는 다른 대도시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디지털노마드로서 에스키셰히르는 **“부담 없이 오래 머무르며 일상에 몰입하기 좋은 도심형 거주지”**였다.


✅ 2. 숙소, 와이파이, 카페 – 일할 수 있는 인프라는 충분할까?

에스키셰히르에서의 첫인상은 ‘깔끔하고 정돈된 소도시’라는 느낌이었다.
나는 도심에 위치한 스튜디오 아파트를 월 ₺9,000(약 $270)에 임대했으며, 이는 이스탄불의 절반 이하 비용이었다.
에어비앤비 외에도 사비하 거주자 커뮤니티나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단기 임대가 가능하며, 대부분 가구 완비 + 와이파이 포함 조건이다.

 

인터넷 속도는 생각보다 안정적이었다. 다운로드 기준 평균 60~80Mbps 정도로, 줌 회의나 온라인 협업에 충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카페 인프라가 뛰어났다.
에스키셰히르는 대학생과 창작자 중심의 도시이다 보니, 노트북을 펼치고 오래 작업할 수 있는 카페가 매우 많았다.

특히 추천하고 싶은 카페는 다음과 같다:

  • Varuna Gezgin Café: 감성적인 분위기 + 콘센트 다수 + 넓은 테이블
  • Porsuk Café: 강변 뷰와 조용한 공간, 브런치도 훌륭
  • No 6 Café: 디지털노마드들이 자주 모이는 곳, 커피 맛 우수

이 외에도 곳곳에 로컬 중심의 코워킹 스페이스가 있으며, 하루 ₺100(약 $3.5) 내외로 이용 가능하다.
‘작지만 다 있는 도시’라는 말이 딱 맞는 구조였다. 큰 도시의 소음 없이, 나만의 작업 루틴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있었다.


✅ 3. 생활비와 루틴 – 효율적인 삶을 위한 구조

에스키셰히르에서 한 달간 실제로 지출한 생활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항목                          평균 월간 비용 (USD)
숙소 $270
식비 (외식+자취) $150~200
카페 및 코워킹 $70~90
교통비 $20~30
기타 생활비 $30~50
총합계 $550~640
 

식사는 주로 로컬 레스토랑이나 마트에서 자취로 해결했다.
터키의 로컬 식사는 퀄리티가 높으면서도 매우 저렴한 편인데, 특히 케밥, 머슐레메, 치킨구이 세트 등 한 끼에 약 ₺70~₺100($2.5~3.5) 정도면 충분하다.
슈퍼마켓(Migros, CarrefourSA 등)도 도보권에 밀집해 있어 장보기에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도시 자체가 크지 않아서 대부분 도보 생활이 가능했고, 필요한 경우에는 트램이나 시내버스를 이용했다.
1회 이용 요금은 약 ₺15(약 $0.5)이며, 월 정기권도 저렴하게 제공된다.
강변 산책로(Porsuk River Walk), 시립 미술관, 도서관, 야외 공연장 등 업무 외 시간에도 무료 또는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는 문화 인프라가 잘 조성되어 있어 일과 삶의 균형을 쉽게 맞출 수 있었다.


✅ 4. 디지털노마드가 느낀 에스키셰히르의 진짜 매력

에스키셰히르에서 한 달간 머무르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편안한 집중력’**이었다.
도시가 조용하지만 무료하지 않고, 사람들이 친절하면서도 지나치게 관여하지 않으며, 업무와 휴식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
노마드에게 필요한 환경은 ‘무언가 특별함’보다는 ‘과하지 않음’이었고, 이 도시가 바로 그 조건에 가장 가까웠다.

또한, 젊은 층이 많다 보니 문화적인 감수성도 뛰어나고 영어로 소통이 가능한 공간도 적지 않았다.
음악, 디자인, 문학 관련 이벤트도 자주 열리며, 디지털노마드로서 창작욕구를 자극하는 도시였다.

다만 단점도 존재한다.


우선, 디지털노마드 커뮤니티가 거의 없다.
이스탄불이나 앙카라처럼 글로벌한 커뮤니티와 네트워킹을 기대하긴 어렵다.
또한, 겨울에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눈이 자주 오는 편이라 외출이 제한될 수 있다.
하지만 봄부터 가을까지는 날씨도 쾌적하고, 서울의 절반도 안 되는 비용으로 유럽과 아시아 문화가 혼합된 일상을 경험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에스키셰히르는 조용히 나만의 루틴을 만들며 집중하고 싶은 디지털노마드에게 매우 적합한 도시였다.
이곳은 화려하지 않지만, 일과 삶의 균형을 다시 세우기에 완벽한 무대를 제공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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