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추픽추보다 더 매력적인 루틴의 도시를 찾다”
✅ 1. 디지털노마드로서 왜 아레키파를 선택했는가?
디지털노마드로 세계 각지를 옮겨 다니며 일하다 보면, 결국엔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이 도시는 나를 얼마나 오래 집중하게 만드는가?”
페루를 떠올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추픽추와 쿠스코를 먼저 이야기한다.
하지만 내가 한 달간 일하며 살아본 도시는 그보다 남쪽에 위치한 **‘아레키파(Arequipa)’**였다.
아레키파는 페루 제2의 도시로, 높이 솟은 미스티 화산과 식민지 시대의 건축물, 쾌적한 기후가 인상적인 곳이다.
연중 대부분 날씨가 맑고, 고도가 높지만 쿠스코만큼 극심한 고산 증세는 없다.
무엇보다도 이 도시는 관광객의 발길은 적당하고, 도시의 생활 인프라는 탄탄하며, 비용은 놀라울 정도로 저렴하다.
나는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비행기를 타고 아레키파로 이동했고, 첫 인상은 ‘예상보다 훨씬 세련되고 조용하다’는 것이었다.
좁은 골목과 하얀 화산석(시야르 석재)으로 만든 건물들, 느긋한 거리 분위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일하기 좋은 카페와 빠른 와이파이가 나를 이 도시로 끌어들였다.
✅ 2. 숙소, 와이파이, 그리고 일하기 좋은 장소
아레키파에서 가장 먼저 확인한 건 와이파이 품질이었다.
디지털노마드에게 빠르고 안정적인 인터넷은 생존 조건에 가깝다.
다행히도 아레키파는 리마와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
내가 머문 에어비앤비 숙소는 시내 중심지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였고, 평균 40~60Mbps의 와이파이를 제공해줬다.
줌 회의, 클라우드 기반 협업, 대용량 파일 업로드까지 문제없었다.
숙소는 가성비가 훌륭했다.
월 $350에 방 하나와 주방, 거실, 테라스를 포함한 아파트를 임대할 수 있었고, 시설은 매우 깔끔했다.
현지 부동산 커뮤니티나 에어비앤비 외에도, 직접 부동산을 방문하거나 현지인 추천을 통해 더 저렴한 옵션을 구할 수도 있다.
일하는 공간으로는 로컬 카페들을 주로 이용했다.
특히 Palacios Coffee, Café Integral, Capriccio 같은 카페는 넓은 좌석, 조용한 분위기, 전원 콘센트, 와이파이를 모두 갖춘 ‘노마드 최적화 공간’이었다.
또한 최근에는 **‘Selina Arequipa’**라는 이름의 코워킹스페이스 겸 숙소가 생겨, 노마드 커뮤니티와 네트워킹이 가능한 환경도 갖추어지고 있다.
카페와 코워킹을 넘나드는 루틴은 나에게 이상적인 하루를 만들어주었다.
✅ 3. 생활비와 루틴 – 저렴하지만 부족함 없는 일상
페루는 전체적으로 물가가 저렴하지만, 아레키파는 그중에서도 가성비가 뛰어난 도시다.
특히 외식과 숙소 비용이 압도적으로 낮아, 장기 체류자에게 부담이 거의 없다.
내가 기록한 한 달 평균 지출 내역은 다음과 같다:
숙소 | $350 |
식비 (외식+장보기) | $150~200 |
카페 및 코워킹 | $70~90 |
교통비 (버스, 택시) | $20~30 |
기타 생활비 | $30~50 |
총합계 | $650~750 |
아레키파의 로컬 식당에서는 **‘메뉴 델 디아(Menu del día)’**라고 불리는 점심 정식을 약 $2.5에 먹을 수 있고, 식사는 대부분 건강하고 푸짐했다.
슈퍼마켓에서도 신선한 채소, 과일, 곡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며, 커피 한 잔은 $1.5~2 수준이다.
루틴은 오전 7시에 시작됐다.
에스프레소 한 잔과 함께 아침을 시작한 후 오전엔 카페에서 작업, 점심 후 숙소로 돌아와 클라이언트 미팅이나 콘텐츠 편집을 진행했다.
오후 5시 이후엔 도시를 산책하거나 **산 미겔 시장(San Miguel Market)**을 들러 과일을 사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아레키파는 도시 구조가 조밀하면서도 조용해 도보 중심의 생활 루틴이 가능했고, 이는 나의 집중력을 더욱 강화시켰다.
✅ 4. 노마드의 눈으로 본 아레키파 – 균형 있는 도시의 미덕
아레키파는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이 도시는 디지털노마드에게 가장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도시로 작동한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도시의 속도감은 루틴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했고, 사람들의 여유 있는 태도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영어 사용률은 쿠스코나 리마에 비해 낮지만, 간단한 스페인어만 익혀도 기본적인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다.
현지인들은 친절하고 외국인을 반기며, 위험 지역을 제외하면 치안도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다.
또한 고도 2,300m의 산악 도시에 위치해 있어 날씨가 연중 쾌적하고, 벌레나 습기도 거의 없어 쾌적한 작업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아레키파는 ‘모험’보다는 ‘지속성’을 중심에 둔 도시다.
언뜻 보면 특별할 것 없는 중간 규모 도시지만, 노마드의 눈으로 보면 **불필요한 소음을 줄이고, 오직 일과 일상에 집중할 수 있는 ‘균형의 도시’**다.
지금까지의 디지털노마드 여정 중에서, 나는 아레키파에서 가장 생산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지금도 다시 돌아가고 싶은 도시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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