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노마드

필리핀 바기오에서 디지털노마드로 한 달 살기 후기

essay3081 2025. 6. 2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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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기오를 선택한 이유 – 디지털노마드에게 딱 맞는 도시

해외에서 한 달 이상 살아보는 디지털노마드 생활은 낯선 도시를 고를 때부터 고민이 많아진다.

필리핀 내에서도 수많은 도시들이 있지만, 내가 바기오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뚜렷했다. 바기오는 수도 마닐라보다 기온이 낮고, 해발 1,400m에 위치해 있어 열대 특유의 습기나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도시였다.

필리핀 바기오에서 디지털노마드로 한달 살기

또한 대학도시답게 젊은 인구가 많고, 영어 사용자 비율이 매우 높아서 비영어권 국가의 디지털노마드에게는 최적의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제공한다.

단순히 여행지가 아니라, '일하면서 지낼 수 있는 도시'라는 조건을 충족시켜준 곳이 바로 바기오였다.

이 글에서는 바기오에서 디지털노마드로 살아본 한 달 간의 경험을 솔직하게 정리해보려 한다.


바기오에서의 생활 환경 – 숙소, 식사, 인터넷까지

바기오에 도착한 첫 날, 공기는 예상보다 훨씬 쾌적했다. 특히나 오후 시간대에도 선선한 바람이 불어 들어와, 실내 에어컨 없이도 생활이 가능했다.

나는 시내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로어 세션 로드’ 인근의 아파트형 숙소를 에어비앤비에서 한 달간 임대했다. 한 달 숙박비는 약 400달러로, 광열비 포함이었고 빠른 와이파이까지 제공됐다.

 

필리핀에서는 지역마다 인터넷 속도가 큰 차이를 보이지만, 바기오는 비교적 안정적인 통신 환경을 자랑한다.
식사는 주로 현지 식당에서 해결했으며, 평균 한 끼 식비는 2~3달러 수준이었다. '굿 테이스트(Good Taste)'와 같은 로컬 식당은 저렴하면서도 푸짐한 음식으로 인기 많았다. 배달 앱도 잘 작동하여, 일을 하다가 식사를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업무 공간으로는 집 외에도 ‘코피 카페’나 ‘루너 커피’ 같은 조용한 카페를 이용했으며, 전기 콘센트와 와이파이가 잘 갖춰져 있어 큰 불편은 없었다.


디지털노마드로서 일하는 루틴 – 생산성과 균형

디지털노마드로서 바기오에서의 하루는 정해진 루틴 속에서 점차 생산성을 회복하게 만들었다. 오전 8시쯤 자연스럽게 일어나, 근처 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가볍게 일을 시작한다.

 

일의 종류는 웹사이트 콘텐츠 작성, SEO 최적화 작업, 그리고 해외 클라이언트와의 미팅 등이 주를 이루었다. 점심 이후에는 약간의 휴식을 취한 후 숙소 근처의 조용한 도서관에서 오후 업무를 이어갔다.
바기오에는 ‘세인트 루이스 대학교 도서관’처럼 외국인도 사용할 수 있는 공공 공간이 있으며, 이곳은 공부하는 대학생들로 인해 집중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일과 후에는 현지 시장을 둘러보거나, ‘마인즈 뷰 파크(Mines View Park)’ 같은 관광지를 산책하며 리프레시 시간을 가졌다. 큰 도시에서 느끼던 혼잡함이나 정신적 피로 없이, 조용한 환경 속에서 오롯이 '나의 일과 삶'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 바기오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한 달 후 돌아본 바기오 – 디지털노마드에게 정말 추천할 수 있을까?

한 달간의 바기오 생활을 마치고 나니, 이 도시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작지만 꽤 괜찮은 일터'로 기억되었다.

생활비는 월 600~700달러 내외로 매우 경제적이었고, 인터넷과 커뮤니케이션, 거주 환경 등 디지털노마드가 고려하는 핵심 요소들을 대부분 만족시켜주었다.

 

물론 마닐라처럼 현대적 시설이 넘쳐나는 도시는 아니지만, 조용한 공간과 느긋한 속도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더 잘 맞을 수 있다.
특히 처음 디지털노마드 생활을 시도하는 사람이라면, 바기오 같은 소도시에서 '적은 비용과 낮은 리스크'로 경험을 시작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한국에서 벗어나 조용히 일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바기오에서의 한 달은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내가 만약 다시 디지털노마드 도시를 고른다면, 바기오는 분명히 다시 리스트에 올려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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